홋카이도 나홀로 여행기 8 - 비가왔던 쿠시로 (구시로)
밤에 나이지리아전을 보고 잔 탓있지, 꽤나 늦잠을 자버렸다. 9시12분에 열차가 있었는데.. 8시가 넘은 후에 일어나 버려서 조식도 못 먹고, 호텔을 뛰쳐 나갔다. 이미 일기 예보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미 비는 내리기 시작했고, 가방속에 짱박아두었던 우산을 펼치고 쿠시로를 가기위해 오비히로 역으로 갔다. 비가 내리고 있던 탓에 카메라를 거의 꺼내지 못했다. 게다가 나이는 못 속이는지 비가 오니까 온 몸이 쑤시기 시작했다. 사실 카메라의 영향이 큰데 카메라의 무게와 내 백팩에 들어있던 렌즈를 계속 여행 중에 들고 다니다 보니 어깨가 많이 아팠다. 뭉치기도 했고~ 누르면 시원한듯 아픈듯한 느낌. 어제의 자전거 일주 또한 엉덩이부근에 살살 통증을 유발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행의 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태에서 피곤함이 갑자기 몰려오던 순간이었다. 열차에서는 잠을 청했고, 슈퍼 오조라의 종착역인 쿠시로에 도착을 했다.
쿠시로는 동부최대의 항구도시이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지점이라해서 안개가 굉장히 많이끼는 곳이기도 한다는데 내가 갔을 때 안개는 심하게 끼지 않았다. 여름에도 꽤나 낮은 온도 (최고기온 20도초반) 를 유지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름상으로는 쿠시로인데, 구시로라고도 한다. 일본 사람들 말할 때는 쿠시로보단 구시로의 발음에 가깝게 말했던 것 같은데.. 아마 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쿠시로가 입에 베서 쿠시로라 쓰겠음!!
사진에 담겨있길래 잠시 딴 얘기로 세보자, 이 담배는 KOOL 의 나름 신모델의 담배이다. 이름은 KOOL BOOST. 필터에 구슬이 하나 있는데, 적당히 피다가 그것을 깨물면 멘솔이 부스트 된다. 홋카이도에 도착 후, 멘솔 담배를 고르다가 KOOL 담배로 시작해서 일본에서 내내 이 담배만 폈었다. 중간에 일본판 말보로 멘솔도 폈었는데 그닥 좀 그랬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한 때 KOOL 이란 담배가 있었으나, 판매량이 부족한지 우리나라에서 철수한 회사이기도 하다. 멘솔만 나온다. 난 TASPO 카드가 없어 자판기에서 구매할 수 없기에 편의점에서 샀는데 그냥 쿠~르 부스트 하치미리라고 하면 알아서 줬다. 가격도 다른 것보다 10엔 비싸기 때문에.. 쿠르에서 헤매는 점원이 있으면 330엔 짜리라고 말하면 줬다. 8미리와 4미리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피고 있는 말보로 멘솔보다 더 좋은 느낌이다. 아마 집에 한보루 사놓은거 다피게되면, 평소에 피던 말보로 멘솔이 나의 금연초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 난 담배 끊을 생각이 지금은 전혀 없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썼다-_- )
쿠시로에 오니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역에 도착하니 쿠시로역에서 대기 중이던 노롯코 열차를 타러 간 여행객도 있었고.. 나는 일반 로컬 열차인 원맨열차를 타고가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한 40분의 여유가 있었는데.. 이 때 정말 엄청 고민을 많이 했다. 몸은 몸대로 피곤했고, 날씨는 비.. 예정은 구시로 습원 트래킹... 우산을 쓰고, 한쪽엔 카메라를 들고 다녀야 하는 좀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 오늘은 그냥 쉴까? ..' 라고 생각했다가 체크인 시간까지 할 것도 없고... 쿠시로에는 관광도시이기는 98% 부족한 도시라 어디 관광할 만한 곳도 아니라 결국엔 쿠시로 습원으로의 관광을 강행했다. 큰 짐은 코인 락커에 넣어버린 후, 조식을 안 먹었기 때문에 역내 있는 벤또 가게에서 벤또를 하나사서 대기 중이던 열차에 타 혼자 꾸역꾸역 먹었다. 일본에서는 별로 신경안쓴다 이런거....ㅎ 혼자 다니는걸 즐기기 때문에 이런 문화는 정말 좋다. 한국에서는 내가 먹고 싶어서 누구라도 끌고가면 보통 내가 사는 분위기가 되버려서; 1인분 낼 것을 2인분을 내야하는 돈을 쓰는 것도 그렇기도 하고...
쿠시로 습원역에 도착. 이 곳은 무인역이다~ 따라서 원맨열차에서 맨 앞으로가 패스권을 보여준 후 하차하였다. 지도상으로는 멀지 않은 곳에 호소오카 비지터스 라운지가 있었어서 바로 보이겠구나 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일단, 간이역의 비를 피할만한 곳에 짐을 잠시 놓고 역과 이곳 주변의 사진을 찍고 라운지 쪽을 향해 출발하였다.
길이 이렇게 되어있어서; 처음엔 긴가민가했다. 더군다나 사람도 없었어서;;;....ㅎ
간이역 건물이다. 안에 자판기가 설치되어있다. 사진상으로는 비가 안오는 것 같아 보이지만 비는 계속 내리는 중이었다.
이것이 호소오카 비지터스 라운지.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우산이나 짐도 있고 해서 라운지 안쪽으론 들어가지 않고, 라운지 입구앞에 있는 재떨이에서 담배를 피면서 앞으로 내가 갈 코스를 보기위해 가이드 북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어떤 일본인 아주머니가 담배를 피러 오셨는데 내가 책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나한테 말을 건다. 사실 나이가 할머니라고 불러야 할지 아주머니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그것은 나이가 기준이 된다고 생각치도 않거니와 후에 얘기하겠지만, 사시는 것은 어중간한 젊은사람보다 훨씬 자기인생을 살고 계신 분이었다. 그냥 아주머니라고 적겠다.
' 어디서 왔어? '
' 한국에서 왔습니다 '
' 한국???? 너 일본어 할 줄 알아? '
' 아.. 조금 밖에 할 줄 모릅니다 '
이런 대화의 시작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나이를 물어보았을 때는 한국나이와 일본의 나이는 다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고~ 큰 카메라를 보고서는 사진이 취미냐라는 질문 그리고 차 갖고 온것이냐길래 열차로 왔다라는 대화 등등을 했다. 그러다가...
' 나 집이 쿠시로야. 너 거기로 갈거면 내가 차 태워 줄게 '
' 아! 정말이요? 하지만, 전 지금 왔어요. '
' 아 지금 온거야?? '
' 그렇군, 그럼 나 여기서 기다릴게 둘러 보고 올래 ? '
' 아니, 괜찮습니다. 저 혼자 잘 갈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마세요!'
의 대화가 있었다. 낯선 땅에서 차를 태워준다는 말.. 조금은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보아하니 이곳에 자주오는 사람이라 라운지쪽 사람과도 아는 듯 했고, 나의 60세로 할머니가 되어가시는 분.. 다리도 안좋으신지 지팡이 하나를 꼭 짊고 다니셨던 분이다. 그리고 말투에서나 이래저래 그렇게 걱정할 만큼의 위험성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혹시 '욘사마' 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닐까란 생각도 했는데~ 마침 '욘사마' 언급하시더니 자기는 욘사마 별로 안좋아한다고 한국말 하나도 모른덴다.
어찌되었든 그러다가 다시 시작된 대화.
' 이제 어디로 가려고? '
' 호소오카역까지 가려고 합니다. ' (사실 호소오카역까지 갔다가 도로역에선 자전거탈 생각까지 했었다ㅎㅎ)
' 이런 미쳤어~!! ' ( 손나 바가라고 해서 이런식의 번역을 해놓았다. )
' 어? 무리입니까 ? '
' 절대!! 비까지 오잖아 ? '
그러다가, 내가 알 수 없는 일본어라 못 알아듣고 있다가 '세츠메' 란 말을 하였다. 뭔가 낯이 익는 단어인데 도저히 모르겠다. 결국엔 아이팟에 있는 일한사전을 이용해 세츠메라고 검색을 해보니 '설명' 이란 말이었다. 이 사람 말을 보아하니 날 데리고 설명을 해주겠다는 말이었다. 처음엔 멈칫했다가 ㅎ 결국 이분의 차를 타고 관광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일본어 공부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잠깐 이라도 공부했던 것 그리고 꾸준히 보았던 일본드라마의 도움이 이번 여행이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될지는 전혀 상상을 못했다. 이번일 말고도 대화때문에 특별히 문제된 적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언어 문제는 없었고.. 일본인과 조금이나마 직접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여튼 그렇게 차에 탑승!
차는 꽤 낡은 차로 수동의 차였다. 뒷 자리가 조금은 지저분해있어서 미안하다고 하신 아주머니는 차에 타니 갑자기 자기가 접은 종이학같은 것을 주셨다. 꼬리를 잡고 위아래로 하면 날개가 움직이는..
차에 탔을 때 처음 하신 말이 나같은 사람을 여기서 많이 태워주었다고 한다. 홍콩 사람, 대만사람, 중국 사람, 멀리서온 일본 사람같은 사람들.. 한국인은 얼마전에 한국에서 유학을 하는 여학생 2명과 함께 이렇게 이동을 했었다고 했다. 귀찮은 일 같지만 난 이게 취미라고 하신다. 요즘에는 귀가 안좋은 사람들을 돕고 싶어 수화를 배우고 있으시다면서 이따 수화를 배우러 가야하시며, 공부하고 있는 책도 보여주시고, 나이는 60세로 꽤 늙은 나이이시지만 이것저것 사람들을 도우면서 활동적인 삶을 살고 계셨다... 어쩌다 음악 얘기도 꺼내게 되었는데~ 내가 베이스기타를 다룬다고 하니 놀라워 하시면서 자기는 색소폰을 다룬다고 하신다. 락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하셨는데~ 내가 일본의 밴드 이것저것 언급하다보니 그 중에 '엑스제팬' 은 좋아하신다고 하셨다. 엑스제팬은 내가 밴드를 시작하게 된 밴드라 엑스제팬을 중학교때 아주 좋아해서 그런 엑스제팬같은 되고픈 마음에 밴드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그것이 내 음악생활의 계기라고도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가는 가운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소오카 제1전망대에 도착을 하였다.
역시 날씨는 계속 비.. 시야가 굉장히 안좋았다. 아주머니도 비가와서 시야가 안좋아서 볼 것도 없을 거야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뭐 역시나 ㅎ 하늘의 구름은 굉장히 낮았다.
구린 날씨... 이쪽에도 몇 몇 관광객이 왔었다. 모두 일본인 이었고 아주머니는 그 관광객들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시더니 이곳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기 시작했다. 들어보니 도쿄에서부터 오신 분도 계셨다.
열심히 설명중인 아주머니와 듣고 계시는 다른 분들... 쿠시로 습원은 람사르 조약에 등록된 습원이다. 규모가 비교가 안될정도로 넓어 다 둘러보기위해서는 차로 이동해도 하루가 걸릴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곳은 창녕 우포늪이다. 우포늪도 예전에 학과 답사로 방문한적이 있는데, 그곳과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이다.
쿠시로습원국립공원이라고 적힌 팻말이다. 어떤 일본인 한 분이 이것과 자신이 나오게 사진을 찍어달라고하길래 그 분의 사진을 찍어주는데 보통의 카메라는 반셔터일 때 초점을 잡는다. 그래서 카메라를 아저씨를 정면으로해 아저씨를 먼저 초점을 잡고 약간 오른편에 있던 저 표지판쪽과 아저씨 중간 방향으로 카메라 찍었더니 아저씨가 자기를 바라보고 안찍으니까 뭔가 자신을 찍어야한다는 표현을 한다.( 찍었는데;;ㅎ ) 그래서,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아아 찍혔구나~ 하는 반응으로 고맙다고 하셨다. 이런 일이 나중에 왓카나이에서도 있었는데;; 반셔터 초점을 사람들 모르는거야???... 나이가 있으셔서 그런 것인가 ㅎㅎ 카메라는 무조건 자기와 정면으로 찍어야 찍히는 줄 아시는 듯 했다.
사진에 작아서 안보이지만, 저기 강 가운데 주황색이 배이다. 비오는데도 잘 다니더라;; 다행히 강수량이 아주 많지는 않아 빗줄기가 굵지 않았던데 다행이라면 다행..
이 분이 그 일본분~ 차에 타려고 하니, 잠깐 이 것 좀 전해주러 가야하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건 홋카이도에서만 나는 꽃이니까 사진을 하나 찍으라고 하신다. 향기가 정말 좋았다. 이름은 스즈란~ 스즈란의 뜻이 '방울' 이란 말을 해주었었던게 기억이 나는데 우리나라말로 찾아서보니 은방울 꽃이다. 알고보니 홋카이도에서만 있는 꽃은 아닌데, 최근에는 야생화로 찾아보기는 정말 힘든 꽃이라고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따뜻한 지역에서는 자라지 않고, 중부이북 산지에 분포를 한다고 하니~ 일본으로 보면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 말도 어떻게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하다. 난 꽃 이름 잘 모르는데, 검색해보니 꽤 유명한 꽃인가 보다.
이렇게 생긴 것! 전 이렇게 은방울 꽃 구경도 했습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ㅎ 그렇게 차를 타고 달리다가 호소오카역도 지나쳤는데 비도 내리기도 하고, 시야도 않좋아 ' 사진찍을래? 별로 상관없어? ' 라고 하시길래 ' 네 별로요~ 안찍어도 괜찮습니다 ' 라고 대답했다.
사실 호소오카역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길을 알겠거니 했는데, 지도에는 자동차길이 자세히 나오지 않아 이리저리 도착했을 때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중간중간 보았던 곳 역시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나쳤던 것도 많다~ 그런데 쿠시로가 추운 곳이고 비까지 오니 내가 추울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놓으셨다. 난 더운거 싫은데ㅜㅜ 말을 하고 싶어도 이 분이 추워서 틀어놓은 것 일지도 모르는 생각도 들었고 괜히 추운데 덥다고 말했다가 꺼버리실 것 같아서 그대로 와버렸다.
사실, 이 후로는 찻길로 이동하여 어디거 어딘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구글어스를 보며, 기억나는대로 갔던 길을 회상해 보니 반대편의 쿠시로 습원 전망대와 온네나이 비지터센터도 갔었다. 습원에서 바다까지 이어지는 강을 기준으로 반대편은 열차길이 없기 때문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나는 계획에도 없던 곳에 올 수 있었던 것 이다. 쿠시로 습원 전망대는 가지 않았고, 온네나이 전망대에서는 사진을 조금 찍었다. 그 전에!! 가던 길에 여유를 발견했다!!
보통은 사슴을 발견하는게 많은데, 여우를 발견한사람은 많이 못 봤다. 그런데 난 발견했다. 입에 무언가를 물고 있던데 무얼 물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먹이의 피인지 그냥 밧줄인지 애매한~ 어쨌든, 이놈이 차의 엔진소리를 들으면 도망을 가는데 차를 멈추니 멈춰서 우릴 빤히 쳐다본다~ 책에는 여우가 사람과 쉽게 친해진다라고 되어있는데.. 저렇게 가만히 있는거 보면 누군가 먹이를 주었거나해서 사람을 무서워하지않고 도로에 나와있는 거인지도 모르겠다. 여튼 야생동물에게는 아무리 귀여워도 먹이를 주는 것은 삼가하여야 한다. 특히 여기보다 더 위쪽에 있는 시레토코쪽에 불곰에게는 더더욱!! 어찌되었건, 여우때문인지 이 곳을 지나는 차는 모두 서행을 했다. 일본에서는 과속하는 차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단 아주 조금은 안전하겠지만~ 이렇다고해서 도로의 동물이 안전한 것은 아니겠지...
여튼 그렇게 나중에 도착하게 된 온네나이 산책로~ 가는 길에 일본드라마 '달의 연인' 을 보고 있다고 하면서 기무라 멋있다! 라든가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까마귀가 보이길래 한국인들은 까마귀를 싫어한다는 말 그러자 일본인도 까마귀를 싫어한다는 말을 했었다. ( 말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 이런저런 신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ㅎ 어찌되었든 그런 대화를 하다가 아주머니는 비지터센터에 물나오는 곳이 있다고 하여 자신의 물병을 가지고 나오시구선 비지터센터에서 물을 담으셨고, 자신은 여기서 기다릴테니 다녀오라고 하셨다.
나는 습지쪽 나무길로 이동했다. 코스는 적당히 길었는데~ 다 돌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될 것 같아서 적당히 가다가 되돌아 와버렸다.
대강 이런 곳이다. 쿠시로 습원쪽은 6월이 가장 이쁘다고 하던데.. 오늘 비가 오긴 했지만 비가 온대로 그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밑에는 저렇게 습지로 되어있는데, 개구리가 중간중간 보였다.
조금 더 나가면 이런 곳도 펼쳐진다. 난 여기까지만 보고 다시 되돌아갔다ㅎ 되돌아가니 아주머니가 기다리고 계셨고, 갑자기 나무길 옆에 있던 긴 봉을 드시더니 습지속으로 넣으신다. 대강 깊이를 알려주기위해 이신 것 같았다. 봉은 3m 는 되보였는데 거의 4분의3은 들어갔다. 물자체 깊이는 깊지 않으나 밑에 진흙이라고 해야하나? 거기서 아주 깊숙히 들어간다. 따라서 한 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그런 곳 이다.
꽤나 깊이 들어갔다. 예전에 아이가 이 곳에 빠졌었다는 얘기도 해줬다. (내가 제대로 알아들은건지 모르겠지만;; ) 이렇게 이 일본분과의 관광은 끝이났다. 생각해보면, 이미 쿠시로 습원역부터 쿠시로로 돌아가신다는 말을 했으니 그에 따른 스케쥴이 있었던게 분명하다. 아니다 있었다. 분명히 수화 공부를 하러 가야한다고 하셨으니.. 그 때문인지 돌아보는내내 운전을 한국스타일로 하셨다. 느릿느릿가는 트럭은 이리저리 재끼시고 차가 없는 차선으로 이동하시기도 하고.. 시간은 많이 없었는데 그 만큼 나를 안내해주고 더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바쁘다는 것이 티나는데 쿠시로에 오다가 어디 안내소에 멈춰서는 갑자기 안내 팜플렛을 이리저리 구해다 가져다 주셨다. 너무 미안해서 오일(기름)값이라도 내겠다는데 계속 거절하신다. 중간엔 '바쁘시지 않아요? ' 라고 물어본 후에 '바쁘지요~' 라는 대답에 역까지는 제가 알아서 가겠으니 시내 아무데나 세워달라고했는데 끝까지 역까지 태워다 주신다고 하셨다. 결국 역 앞 까지 태워다 주셨다. 거기에다가 자신이 접은 종이 팽이같은 것들이나 이것저것을 더 챙겨주셨다. 시간이 없어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사진도 못찍고.. 정말 중요한 이름하나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떠나셨다. 마지막에 난 '감사합니다' 라고 했고, 그 분은 '키오츠케테' 라며 조심하라고 하시고는 바로 출발하셨다...
그리곤 생각했다. 이분과 말은 잘 안통했지만.. 나 꼭 일본어 공부 열심히해서 한국에 오는 일본인 관광객한테 꼭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렇게 해서라도 이 은혜의 빚을 갚고 싶다. 비록, 차로 이동해서 사진도 그 만큼 찍지 못한 것도 있지만 나에겐 굉장히 큰 경험이 되었다. 여행의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혼자하는 여행의 묘미를 하나씩 주울 수 있었다. 비가 추적하게 내리던 쿠시로.. 정말 볼 것 없고 제일 볼품 없을 것 같았던 쿠시로에서 소중한 추억을 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쿠시로에겐 나에게 또 다른 좋은 기억을 안겨주었거든...~
그 기억은 차차 이야기 하기로 하고 계속 이어나가 보겠다. 그렇게 역에 도착하여 짐을 코인락커에서 도로 꺼낸 후에 호텔 체크인을 하였다. 몸이 꽤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 잠을 조금 자버렸다. 아니 그냥 누워있다보니 잠이 와버렸다. 그렇게 조금 수면을 취한 후 일어나보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었고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일단 해가 서서히 지는 저녁이 되가고 있었기 때문에 누사마이바시라는 다리쪽으로 야경을 찍어봐야겠단 생각에 그 곳에 가보기로 했다. 아~ 그리고 이것이 큰 항구도시에 마지막 도시라는 생각에 오늘만큼은 비싼 곳이라도 꼭 스시를 먹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아까 일본분이 얻어다준 팜플렛을 보고 스시집을 찾았고 그 중에 한 가지를 정하고서 이동을 하였는데 비도내리고 거리도 조금 될 것 같아 택시로 이동을 하였다. 그 와중에 어느 스시집이 유명하냐~? 라고 물어보니까 어떤 가게를 대답해주었는데 다행히 팜플렛이 있다. 체크해놓고 누사마이바시다리에 도착을 하였다. 거리가 멀지않아 역시 기본료!!
쿠시로하면 저기 보이는 쿠시로 피셔먼즈 워프 MOO 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 많아 나도 한 번 찍었다. 삼각대가 없어 볼만한 야경사진은 아니지만, 그냥 찍었다.
다리에는 홋카이도의 사계를 주제로한 4개의 여신상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이다. 좋은 몸매의 소유자.
이것이 다리~ 비가오기도하고 ㅎ 더 이상 사진찍기에는 꽤나 어두워진 상태라 지도를 보면서 스시집을 찾으러 갔다.
드디어 찾은 곳! 가게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저 한자 뭔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곳이다! 밖에 가격표를 보고 약간은 무서웠는데.. 돈도 아껴서 쓴 편이라 현금이 꽤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비싸도 무조건 먹기로 하고 들어갔다. 사실 저렇게 폐쇄되어있는 듯한 가게는 들어갈 때마다 무섭다ㅎㅎ 가게에 들어서서 혼자왔다고 말을하니 바쪽으로 안내해주었다. 가게에 일하시는 여성분이 일본 연예인 누구랑 닮았는데 이름이 기억이난다.
바에 앉아있으니 스시를 만드는 한 직원이 무엇을 줄까요라고 물어보길래.. 스시이름은 '마구로,에비' 밖에 모르는 난 메뉴판을 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게 뭔....;; 역시 죄다 한자였다. ㅠㅠ 급 좌절하면서 '저 한국인이라 일본어를 못 읽어요. ' ' 스시가 먹고 싶은데 어떤 것이에요?' 라고 물어보니 메뉴를 짚어주신다. 무슨무슨 니기리~~. 그래 '니기리!!' 니기리다. 오타루에 이제스시에 가본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 '니기리'는 말이 눈에뛴다. 이게 스시코스를 칭하는 그런 것 같은데 어쨌든 2900엔정도했던 코스를 시켰다. 차근차근 나오는 스시~ 위에 나온 빨간색 스시가 바로 마구로스시!! (참치) 내가 잘은 몰라도 '마구로' 만큼은 잘 안다!!!
먹어본 소감은?
녹는다.. 녹는다.. 입에서 그냥 녹는다.. 환상의 맛이다... 이 날이후로 절대 한국에서 스시는 못 먹을 것 같을 정도로 맛있었다.
아 그런데..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옆쪽에 앉아있었던 부녀로 보이는 일본분이 갑자기 말을 건다. '료코?' 라고.. 료코는 한국말로 여행이란 뜻이다. 그렇다라고 말을했다. 그러더니 대뜸 축하한다고 한다. 알고보니 오늘 한국 16강 진출한 얘기였다. 나이도 좀 있으신 엄마뻘 되는 나이의 분이셨는데.. 다른 날도 아니고, 오늘 새벽에 있었던 경기 결과를 알고서 축하해주는게 신기했다. 또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다. 어떻게 왔으며 나이는 몇 이고 앞으로 어딜 갈거냐는 말에 다녀온 곳을 말하고 이젠 왓카나이랑 아사히카와 비에이 후라노 간다고 하니 스시를 만들던 분이 이 곳 저 곳을 다 찍는다면서 놀라하고~ 일본어는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고등학교에서 배웠다고 했고~ 또 즐거운 현지인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영어를 할 줄 아냐는 말에 할 줄안다고 했더니 그 옆에 계시던 그 아주머니의 아버지로 보이시던 분이 맥주를 먹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먹는다고 했는데~ 그것이 맥주를 사준다는 의미였는 줄은 절대 몰랐다. 맥주가 주문이 되었는데, 직원의 말을 제대로 듣지는 못 했지만 대강 의미를 보니 내 옆쪽에 계신 분들이 사신 것이라는 거였다!! 이런!! 일본인에게서 누굴 사준다라.. 내 친구들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데 나는 그렇게 얻어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맥주 ... 나도 뭔가 줄걸 찾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줄 게 없다. 이 날 정말 후회했던게 한국에서 조그마한 것이라도 가져와서 이렇게 베푸시는 분들에게 나도 무언가를 주었어야 했는데라는 것.. 아주머니 인상도 좋으시고 할아버지분은 혼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게 기특했던 것인지 손자같아보였는지 나를 계속 쳐다 보셨다. 정말 고마웠다.....ㅠㅠ
스시는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만들어주었는데, 저기 위에 접시는 방으로 들어가는 스시로 보였다. 너무 맛있었어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며 먹었다. 다 먹었을 때는 게가 들어간 국물도 준다. 스시중에는 역시 마구로가 제일 맛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 마구로만 하나 더 시켜서 먹어버렸다. 왜 일본사람들이 참치에 환장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아참, 먹고 있는 중에 그 분들이 가셨는데.. 여행객인 나에게 가게 직원이든 그 분들이든 오전에 만났던 아주머니등 항상 마지막에 해준 말은 똑같앴다. '키오츠케테...' 여행 중 조심히 잘 다니라는 뜻.
그렇게 쿠시로의 하루는 지나갔고.. 잠자리에 들었다.
사실 정말 기대안하고 갔던 곳이 쿠시로 였다. 그저 '쿠시로 습원' 이라는게 있으니 여유있는 여행기간에 한 번은 가봐야했고, 도도와라를 가기위한 거점으로 삼았던 그냥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도시였다. 그런 도시에서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을 얻었다. 보통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여행지에서 만난 같은 여행객으로서 오픈된 마인드의 만남이 주를 이루게되는 것이 보통이지 이렇게 현지인과 맞 부딪히면서 만남을 갖는 일은 많이 없다. 행복했다. 이 일 때문에 더더욱 일본어를 잘하고 싶었다. 고마웠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절대 잊지 못하는 곳이 바로 쿠시로다. 나중에 홋카이도에 다시 오게 되면, 쿠시로는 꼭 다시 오고 싶다. 그리고 다시 만나고 싶다. 이번엔 내가 보답을 해주고 싶다.
내 블로그에서 말하는 것이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꼭 꼭 다시 갈게요.
다음 날은 도도와라로 계획되어있다. 하지만 가지는 못했다. 삿포로로 갔다. 이야기는 계속~
쿠시로는 동부최대의 항구도시이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지점이라해서 안개가 굉장히 많이끼는 곳이기도 한다는데 내가 갔을 때 안개는 심하게 끼지 않았다. 여름에도 꽤나 낮은 온도 (최고기온 20도초반) 를 유지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름상으로는 쿠시로인데, 구시로라고도 한다. 일본 사람들 말할 때는 쿠시로보단 구시로의 발음에 가깝게 말했던 것 같은데.. 아마 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쿠시로가 입에 베서 쿠시로라 쓰겠음!!
사진에 담겨있길래 잠시 딴 얘기로 세보자, 이 담배는 KOOL 의 나름 신모델의 담배이다. 이름은 KOOL BOOST. 필터에 구슬이 하나 있는데, 적당히 피다가 그것을 깨물면 멘솔이 부스트 된다. 홋카이도에 도착 후, 멘솔 담배를 고르다가 KOOL 담배로 시작해서 일본에서 내내 이 담배만 폈었다. 중간에 일본판 말보로 멘솔도 폈었는데 그닥 좀 그랬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한 때 KOOL 이란 담배가 있었으나, 판매량이 부족한지 우리나라에서 철수한 회사이기도 하다. 멘솔만 나온다. 난 TASPO 카드가 없어 자판기에서 구매할 수 없기에 편의점에서 샀는데 그냥 쿠~르 부스트 하치미리라고 하면 알아서 줬다. 가격도 다른 것보다 10엔 비싸기 때문에.. 쿠르에서 헤매는 점원이 있으면 330엔 짜리라고 말하면 줬다. 8미리와 4미리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피고 있는 말보로 멘솔보다 더 좋은 느낌이다. 아마 집에 한보루 사놓은거 다피게되면, 평소에 피던 말보로 멘솔이 나의 금연초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 난 담배 끊을 생각이 지금은 전혀 없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썼다-_- )
쿠시로에 오니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역에 도착하니 쿠시로역에서 대기 중이던 노롯코 열차를 타러 간 여행객도 있었고.. 나는 일반 로컬 열차인 원맨열차를 타고가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한 40분의 여유가 있었는데.. 이 때 정말 엄청 고민을 많이 했다. 몸은 몸대로 피곤했고, 날씨는 비.. 예정은 구시로 습원 트래킹... 우산을 쓰고, 한쪽엔 카메라를 들고 다녀야 하는 좀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 오늘은 그냥 쉴까? ..' 라고 생각했다가 체크인 시간까지 할 것도 없고... 쿠시로에는 관광도시이기는 98% 부족한 도시라 어디 관광할 만한 곳도 아니라 결국엔 쿠시로 습원으로의 관광을 강행했다. 큰 짐은 코인 락커에 넣어버린 후, 조식을 안 먹었기 때문에 역내 있는 벤또 가게에서 벤또를 하나사서 대기 중이던 열차에 타 혼자 꾸역꾸역 먹었다. 일본에서는 별로 신경안쓴다 이런거....ㅎ 혼자 다니는걸 즐기기 때문에 이런 문화는 정말 좋다. 한국에서는 내가 먹고 싶어서 누구라도 끌고가면 보통 내가 사는 분위기가 되버려서; 1인분 낼 것을 2인분을 내야하는 돈을 쓰는 것도 그렇기도 하고...
쿠시로 습원역에 도착. 이 곳은 무인역이다~ 따라서 원맨열차에서 맨 앞으로가 패스권을 보여준 후 하차하였다. 지도상으로는 멀지 않은 곳에 호소오카 비지터스 라운지가 있었어서 바로 보이겠구나 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일단, 간이역의 비를 피할만한 곳에 짐을 잠시 놓고 역과 이곳 주변의 사진을 찍고 라운지 쪽을 향해 출발하였다.
길이 이렇게 되어있어서; 처음엔 긴가민가했다. 더군다나 사람도 없었어서;;;....ㅎ
간이역 건물이다. 안에 자판기가 설치되어있다. 사진상으로는 비가 안오는 것 같아 보이지만 비는 계속 내리는 중이었다.
이것이 호소오카 비지터스 라운지.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우산이나 짐도 있고 해서 라운지 안쪽으론 들어가지 않고, 라운지 입구앞에 있는 재떨이에서 담배를 피면서 앞으로 내가 갈 코스를 보기위해 가이드 북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어떤 일본인 아주머니가 담배를 피러 오셨는데 내가 책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나한테 말을 건다. 사실 나이가 할머니라고 불러야 할지 아주머니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그것은 나이가 기준이 된다고 생각치도 않거니와 후에 얘기하겠지만, 사시는 것은 어중간한 젊은사람보다 훨씬 자기인생을 살고 계신 분이었다. 그냥 아주머니라고 적겠다.
' 어디서 왔어? '
' 한국에서 왔습니다 '
' 한국???? 너 일본어 할 줄 알아? '
' 아.. 조금 밖에 할 줄 모릅니다 '
이런 대화의 시작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나이를 물어보았을 때는 한국나이와 일본의 나이는 다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고~ 큰 카메라를 보고서는 사진이 취미냐라는 질문 그리고 차 갖고 온것이냐길래 열차로 왔다라는 대화 등등을 했다. 그러다가...
' 나 집이 쿠시로야. 너 거기로 갈거면 내가 차 태워 줄게 '
' 아! 정말이요? 하지만, 전 지금 왔어요. '
' 아 지금 온거야?? '
' 그렇군, 그럼 나 여기서 기다릴게 둘러 보고 올래 ? '
' 아니, 괜찮습니다. 저 혼자 잘 갈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마세요!'
의 대화가 있었다. 낯선 땅에서 차를 태워준다는 말.. 조금은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보아하니 이곳에 자주오는 사람이라 라운지쪽 사람과도 아는 듯 했고, 나의 60세로 할머니가 되어가시는 분.. 다리도 안좋으신지 지팡이 하나를 꼭 짊고 다니셨던 분이다. 그리고 말투에서나 이래저래 그렇게 걱정할 만큼의 위험성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혹시 '욘사마' 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닐까란 생각도 했는데~ 마침 '욘사마' 언급하시더니 자기는 욘사마 별로 안좋아한다고 한국말 하나도 모른덴다.
어찌되었든 그러다가 다시 시작된 대화.
' 이제 어디로 가려고? '
' 호소오카역까지 가려고 합니다. ' (사실 호소오카역까지 갔다가 도로역에선 자전거탈 생각까지 했었다ㅎㅎ)
' 이런 미쳤어~!! ' ( 손나 바가라고 해서 이런식의 번역을 해놓았다. )
' 어? 무리입니까 ? '
' 절대!! 비까지 오잖아 ? '
그러다가, 내가 알 수 없는 일본어라 못 알아듣고 있다가 '세츠메' 란 말을 하였다. 뭔가 낯이 익는 단어인데 도저히 모르겠다. 결국엔 아이팟에 있는 일한사전을 이용해 세츠메라고 검색을 해보니 '설명' 이란 말이었다. 이 사람 말을 보아하니 날 데리고 설명을 해주겠다는 말이었다. 처음엔 멈칫했다가 ㅎ 결국 이분의 차를 타고 관광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일본어 공부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잠깐 이라도 공부했던 것 그리고 꾸준히 보았던 일본드라마의 도움이 이번 여행이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될지는 전혀 상상을 못했다. 이번일 말고도 대화때문에 특별히 문제된 적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언어 문제는 없었고.. 일본인과 조금이나마 직접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여튼 그렇게 차에 탑승!
차는 꽤 낡은 차로 수동의 차였다. 뒷 자리가 조금은 지저분해있어서 미안하다고 하신 아주머니는 차에 타니 갑자기 자기가 접은 종이학같은 것을 주셨다. 꼬리를 잡고 위아래로 하면 날개가 움직이는..
차에 탔을 때 처음 하신 말이 나같은 사람을 여기서 많이 태워주었다고 한다. 홍콩 사람, 대만사람, 중국 사람, 멀리서온 일본 사람같은 사람들.. 한국인은 얼마전에 한국에서 유학을 하는 여학생 2명과 함께 이렇게 이동을 했었다고 했다. 귀찮은 일 같지만 난 이게 취미라고 하신다. 요즘에는 귀가 안좋은 사람들을 돕고 싶어 수화를 배우고 있으시다면서 이따 수화를 배우러 가야하시며, 공부하고 있는 책도 보여주시고, 나이는 60세로 꽤 늙은 나이이시지만 이것저것 사람들을 도우면서 활동적인 삶을 살고 계셨다... 어쩌다 음악 얘기도 꺼내게 되었는데~ 내가 베이스기타를 다룬다고 하니 놀라워 하시면서 자기는 색소폰을 다룬다고 하신다. 락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하셨는데~ 내가 일본의 밴드 이것저것 언급하다보니 그 중에 '엑스제팬' 은 좋아하신다고 하셨다. 엑스제팬은 내가 밴드를 시작하게 된 밴드라 엑스제팬을 중학교때 아주 좋아해서 그런 엑스제팬같은 되고픈 마음에 밴드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그것이 내 음악생활의 계기라고도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가는 가운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소오카 제1전망대에 도착을 하였다.
역시 날씨는 계속 비.. 시야가 굉장히 안좋았다. 아주머니도 비가와서 시야가 안좋아서 볼 것도 없을 거야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뭐 역시나 ㅎ 하늘의 구름은 굉장히 낮았다.
구린 날씨... 이쪽에도 몇 몇 관광객이 왔었다. 모두 일본인 이었고 아주머니는 그 관광객들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시더니 이곳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기 시작했다. 들어보니 도쿄에서부터 오신 분도 계셨다.
열심히 설명중인 아주머니와 듣고 계시는 다른 분들... 쿠시로 습원은 람사르 조약에 등록된 습원이다. 규모가 비교가 안될정도로 넓어 다 둘러보기위해서는 차로 이동해도 하루가 걸릴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곳은 창녕 우포늪이다. 우포늪도 예전에 학과 답사로 방문한적이 있는데, 그곳과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이다.
쿠시로습원국립공원이라고 적힌 팻말이다. 어떤 일본인 한 분이 이것과 자신이 나오게 사진을 찍어달라고하길래 그 분의 사진을 찍어주는데 보통의 카메라는 반셔터일 때 초점을 잡는다. 그래서 카메라를 아저씨를 정면으로해 아저씨를 먼저 초점을 잡고 약간 오른편에 있던 저 표지판쪽과 아저씨 중간 방향으로 카메라 찍었더니 아저씨가 자기를 바라보고 안찍으니까 뭔가 자신을 찍어야한다는 표현을 한다.( 찍었는데;;ㅎ ) 그래서,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아아 찍혔구나~ 하는 반응으로 고맙다고 하셨다. 이런 일이 나중에 왓카나이에서도 있었는데;; 반셔터 초점을 사람들 모르는거야???... 나이가 있으셔서 그런 것인가 ㅎㅎ 카메라는 무조건 자기와 정면으로 찍어야 찍히는 줄 아시는 듯 했다.
사진에 작아서 안보이지만, 저기 강 가운데 주황색이 배이다. 비오는데도 잘 다니더라;; 다행히 강수량이 아주 많지는 않아 빗줄기가 굵지 않았던데 다행이라면 다행..
이 분이 그 일본분~ 차에 타려고 하니, 잠깐 이 것 좀 전해주러 가야하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건 홋카이도에서만 나는 꽃이니까 사진을 하나 찍으라고 하신다. 향기가 정말 좋았다. 이름은 스즈란~ 스즈란의 뜻이 '방울' 이란 말을 해주었었던게 기억이 나는데 우리나라말로 찾아서보니 은방울 꽃이다. 알고보니 홋카이도에서만 있는 꽃은 아닌데, 최근에는 야생화로 찾아보기는 정말 힘든 꽃이라고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따뜻한 지역에서는 자라지 않고, 중부이북 산지에 분포를 한다고 하니~ 일본으로 보면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 말도 어떻게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하다. 난 꽃 이름 잘 모르는데, 검색해보니 꽤 유명한 꽃인가 보다.
이렇게 생긴 것! 전 이렇게 은방울 꽃 구경도 했습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ㅎ 그렇게 차를 타고 달리다가 호소오카역도 지나쳤는데 비도 내리기도 하고, 시야도 않좋아 ' 사진찍을래? 별로 상관없어? ' 라고 하시길래 ' 네 별로요~ 안찍어도 괜찮습니다 ' 라고 대답했다.
사실 호소오카역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길을 알겠거니 했는데, 지도에는 자동차길이 자세히 나오지 않아 이리저리 도착했을 때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중간중간 보았던 곳 역시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나쳤던 것도 많다~ 그런데 쿠시로가 추운 곳이고 비까지 오니 내가 추울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놓으셨다. 난 더운거 싫은데ㅜㅜ 말을 하고 싶어도 이 분이 추워서 틀어놓은 것 일지도 모르는 생각도 들었고 괜히 추운데 덥다고 말했다가 꺼버리실 것 같아서 그대로 와버렸다.
사실, 이 후로는 찻길로 이동하여 어디거 어딘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구글어스를 보며, 기억나는대로 갔던 길을 회상해 보니 반대편의 쿠시로 습원 전망대와 온네나이 비지터센터도 갔었다. 습원에서 바다까지 이어지는 강을 기준으로 반대편은 열차길이 없기 때문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나는 계획에도 없던 곳에 올 수 있었던 것 이다. 쿠시로 습원 전망대는 가지 않았고, 온네나이 전망대에서는 사진을 조금 찍었다. 그 전에!! 가던 길에 여유를 발견했다!!
보통은 사슴을 발견하는게 많은데, 여우를 발견한사람은 많이 못 봤다. 그런데 난 발견했다. 입에 무언가를 물고 있던데 무얼 물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먹이의 피인지 그냥 밧줄인지 애매한~ 어쨌든, 이놈이 차의 엔진소리를 들으면 도망을 가는데 차를 멈추니 멈춰서 우릴 빤히 쳐다본다~ 책에는 여우가 사람과 쉽게 친해진다라고 되어있는데.. 저렇게 가만히 있는거 보면 누군가 먹이를 주었거나해서 사람을 무서워하지않고 도로에 나와있는 거인지도 모르겠다. 여튼 야생동물에게는 아무리 귀여워도 먹이를 주는 것은 삼가하여야 한다. 특히 여기보다 더 위쪽에 있는 시레토코쪽에 불곰에게는 더더욱!! 어찌되었건, 여우때문인지 이 곳을 지나는 차는 모두 서행을 했다. 일본에서는 과속하는 차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단 아주 조금은 안전하겠지만~ 이렇다고해서 도로의 동물이 안전한 것은 아니겠지...
여튼 그렇게 나중에 도착하게 된 온네나이 산책로~ 가는 길에 일본드라마 '달의 연인' 을 보고 있다고 하면서 기무라 멋있다! 라든가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까마귀가 보이길래 한국인들은 까마귀를 싫어한다는 말 그러자 일본인도 까마귀를 싫어한다는 말을 했었다. ( 말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 이런저런 신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ㅎ 어찌되었든 그런 대화를 하다가 아주머니는 비지터센터에 물나오는 곳이 있다고 하여 자신의 물병을 가지고 나오시구선 비지터센터에서 물을 담으셨고, 자신은 여기서 기다릴테니 다녀오라고 하셨다.
나는 습지쪽 나무길로 이동했다. 코스는 적당히 길었는데~ 다 돌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될 것 같아서 적당히 가다가 되돌아 와버렸다.
대강 이런 곳이다. 쿠시로 습원쪽은 6월이 가장 이쁘다고 하던데.. 오늘 비가 오긴 했지만 비가 온대로 그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밑에는 저렇게 습지로 되어있는데, 개구리가 중간중간 보였다.
조금 더 나가면 이런 곳도 펼쳐진다. 난 여기까지만 보고 다시 되돌아갔다ㅎ 되돌아가니 아주머니가 기다리고 계셨고, 갑자기 나무길 옆에 있던 긴 봉을 드시더니 습지속으로 넣으신다. 대강 깊이를 알려주기위해 이신 것 같았다. 봉은 3m 는 되보였는데 거의 4분의3은 들어갔다. 물자체 깊이는 깊지 않으나 밑에 진흙이라고 해야하나? 거기서 아주 깊숙히 들어간다. 따라서 한 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그런 곳 이다.
꽤나 깊이 들어갔다. 예전에 아이가 이 곳에 빠졌었다는 얘기도 해줬다. (내가 제대로 알아들은건지 모르겠지만;; ) 이렇게 이 일본분과의 관광은 끝이났다. 생각해보면, 이미 쿠시로 습원역부터 쿠시로로 돌아가신다는 말을 했으니 그에 따른 스케쥴이 있었던게 분명하다. 아니다 있었다. 분명히 수화 공부를 하러 가야한다고 하셨으니.. 그 때문인지 돌아보는내내 운전을 한국스타일로 하셨다. 느릿느릿가는 트럭은 이리저리 재끼시고 차가 없는 차선으로 이동하시기도 하고.. 시간은 많이 없었는데 그 만큼 나를 안내해주고 더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바쁘다는 것이 티나는데 쿠시로에 오다가 어디 안내소에 멈춰서는 갑자기 안내 팜플렛을 이리저리 구해다 가져다 주셨다. 너무 미안해서 오일(기름)값이라도 내겠다는데 계속 거절하신다. 중간엔 '바쁘시지 않아요? ' 라고 물어본 후에 '바쁘지요~' 라는 대답에 역까지는 제가 알아서 가겠으니 시내 아무데나 세워달라고했는데 끝까지 역까지 태워다 주신다고 하셨다. 결국 역 앞 까지 태워다 주셨다. 거기에다가 자신이 접은 종이 팽이같은 것들이나 이것저것을 더 챙겨주셨다. 시간이 없어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사진도 못찍고.. 정말 중요한 이름하나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떠나셨다. 마지막에 난 '감사합니다' 라고 했고, 그 분은 '키오츠케테' 라며 조심하라고 하시고는 바로 출발하셨다...
그리곤 생각했다. 이분과 말은 잘 안통했지만.. 나 꼭 일본어 공부 열심히해서 한국에 오는 일본인 관광객한테 꼭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렇게 해서라도 이 은혜의 빚을 갚고 싶다. 비록, 차로 이동해서 사진도 그 만큼 찍지 못한 것도 있지만 나에겐 굉장히 큰 경험이 되었다. 여행의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혼자하는 여행의 묘미를 하나씩 주울 수 있었다. 비가 추적하게 내리던 쿠시로.. 정말 볼 것 없고 제일 볼품 없을 것 같았던 쿠시로에서 소중한 추억을 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쿠시로에겐 나에게 또 다른 좋은 기억을 안겨주었거든...~
그 기억은 차차 이야기 하기로 하고 계속 이어나가 보겠다. 그렇게 역에 도착하여 짐을 코인락커에서 도로 꺼낸 후에 호텔 체크인을 하였다. 몸이 꽤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 잠을 조금 자버렸다. 아니 그냥 누워있다보니 잠이 와버렸다. 그렇게 조금 수면을 취한 후 일어나보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었고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일단 해가 서서히 지는 저녁이 되가고 있었기 때문에 누사마이바시라는 다리쪽으로 야경을 찍어봐야겠단 생각에 그 곳에 가보기로 했다. 아~ 그리고 이것이 큰 항구도시에 마지막 도시라는 생각에 오늘만큼은 비싼 곳이라도 꼭 스시를 먹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아까 일본분이 얻어다준 팜플렛을 보고 스시집을 찾았고 그 중에 한 가지를 정하고서 이동을 하였는데 비도내리고 거리도 조금 될 것 같아 택시로 이동을 하였다. 그 와중에 어느 스시집이 유명하냐~? 라고 물어보니까 어떤 가게를 대답해주었는데 다행히 팜플렛이 있다. 체크해놓고 누사마이바시다리에 도착을 하였다. 거리가 멀지않아 역시 기본료!!
쿠시로하면 저기 보이는 쿠시로 피셔먼즈 워프 MOO 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 많아 나도 한 번 찍었다. 삼각대가 없어 볼만한 야경사진은 아니지만, 그냥 찍었다.
다리에는 홋카이도의 사계를 주제로한 4개의 여신상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이다. 좋은 몸매의 소유자.
이것이 다리~ 비가오기도하고 ㅎ 더 이상 사진찍기에는 꽤나 어두워진 상태라 지도를 보면서 스시집을 찾으러 갔다.
드디어 찾은 곳! 가게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저 한자 뭔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곳이다! 밖에 가격표를 보고 약간은 무서웠는데.. 돈도 아껴서 쓴 편이라 현금이 꽤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비싸도 무조건 먹기로 하고 들어갔다. 사실 저렇게 폐쇄되어있는 듯한 가게는 들어갈 때마다 무섭다ㅎㅎ 가게에 들어서서 혼자왔다고 말을하니 바쪽으로 안내해주었다. 가게에 일하시는 여성분이 일본 연예인 누구랑 닮았는데 이름이 기억이난다.
바에 앉아있으니 스시를 만드는 한 직원이 무엇을 줄까요라고 물어보길래.. 스시이름은 '마구로,에비' 밖에 모르는 난 메뉴판을 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게 뭔....;; 역시 죄다 한자였다. ㅠㅠ 급 좌절하면서 '저 한국인이라 일본어를 못 읽어요. ' ' 스시가 먹고 싶은데 어떤 것이에요?' 라고 물어보니 메뉴를 짚어주신다. 무슨무슨 니기리~~. 그래 '니기리!!' 니기리다. 오타루에 이제스시에 가본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 '니기리'는 말이 눈에뛴다. 이게 스시코스를 칭하는 그런 것 같은데 어쨌든 2900엔정도했던 코스를 시켰다. 차근차근 나오는 스시~ 위에 나온 빨간색 스시가 바로 마구로스시!! (참치) 내가 잘은 몰라도 '마구로' 만큼은 잘 안다!!!
먹어본 소감은?
녹는다.. 녹는다.. 입에서 그냥 녹는다.. 환상의 맛이다... 이 날이후로 절대 한국에서 스시는 못 먹을 것 같을 정도로 맛있었다.
아 그런데..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옆쪽에 앉아있었던 부녀로 보이는 일본분이 갑자기 말을 건다. '료코?' 라고.. 료코는 한국말로 여행이란 뜻이다. 그렇다라고 말을했다. 그러더니 대뜸 축하한다고 한다. 알고보니 오늘 한국 16강 진출한 얘기였다. 나이도 좀 있으신 엄마뻘 되는 나이의 분이셨는데.. 다른 날도 아니고, 오늘 새벽에 있었던 경기 결과를 알고서 축하해주는게 신기했다. 또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다. 어떻게 왔으며 나이는 몇 이고 앞으로 어딜 갈거냐는 말에 다녀온 곳을 말하고 이젠 왓카나이랑 아사히카와 비에이 후라노 간다고 하니 스시를 만들던 분이 이 곳 저 곳을 다 찍는다면서 놀라하고~ 일본어는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고등학교에서 배웠다고 했고~ 또 즐거운 현지인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영어를 할 줄 아냐는 말에 할 줄안다고 했더니 그 옆에 계시던 그 아주머니의 아버지로 보이시던 분이 맥주를 먹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먹는다고 했는데~ 그것이 맥주를 사준다는 의미였는 줄은 절대 몰랐다. 맥주가 주문이 되었는데, 직원의 말을 제대로 듣지는 못 했지만 대강 의미를 보니 내 옆쪽에 계신 분들이 사신 것이라는 거였다!! 이런!! 일본인에게서 누굴 사준다라.. 내 친구들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데 나는 그렇게 얻어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맥주 ... 나도 뭔가 줄걸 찾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줄 게 없다. 이 날 정말 후회했던게 한국에서 조그마한 것이라도 가져와서 이렇게 베푸시는 분들에게 나도 무언가를 주었어야 했는데라는 것.. 아주머니 인상도 좋으시고 할아버지분은 혼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게 기특했던 것인지 손자같아보였는지 나를 계속 쳐다 보셨다. 정말 고마웠다.....ㅠㅠ
스시는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만들어주었는데, 저기 위에 접시는 방으로 들어가는 스시로 보였다. 너무 맛있었어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며 먹었다. 다 먹었을 때는 게가 들어간 국물도 준다. 스시중에는 역시 마구로가 제일 맛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 마구로만 하나 더 시켜서 먹어버렸다. 왜 일본사람들이 참치에 환장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아참, 먹고 있는 중에 그 분들이 가셨는데.. 여행객인 나에게 가게 직원이든 그 분들이든 오전에 만났던 아주머니등 항상 마지막에 해준 말은 똑같앴다. '키오츠케테...' 여행 중 조심히 잘 다니라는 뜻.
그렇게 쿠시로의 하루는 지나갔고.. 잠자리에 들었다.
사실 정말 기대안하고 갔던 곳이 쿠시로 였다. 그저 '쿠시로 습원' 이라는게 있으니 여유있는 여행기간에 한 번은 가봐야했고, 도도와라를 가기위한 거점으로 삼았던 그냥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도시였다. 그런 도시에서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을 얻었다. 보통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여행지에서 만난 같은 여행객으로서 오픈된 마인드의 만남이 주를 이루게되는 것이 보통이지 이렇게 현지인과 맞 부딪히면서 만남을 갖는 일은 많이 없다. 행복했다. 이 일 때문에 더더욱 일본어를 잘하고 싶었다. 고마웠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절대 잊지 못하는 곳이 바로 쿠시로다. 나중에 홋카이도에 다시 오게 되면, 쿠시로는 꼭 다시 오고 싶다. 그리고 다시 만나고 싶다. 이번엔 내가 보답을 해주고 싶다.
내 블로그에서 말하는 것이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꼭 꼭 다시 갈게요.
다음 날은 도도와라로 계획되어있다. 하지만 가지는 못했다. 삿포로로 갔다. 이야기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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